▶DIET TIP◀

'살과의 전쟁' 지금 시작합시다.

뉴로트레이너 강박사 2006. 10. 19. 11:59
'21세기 전염병'위험한 한국…해마다 40만명씩 '뚱 뚱'… 청소년도 22%

 

복부지방 많은 한국인 사망률 높아


의료비등 한해 손실 4조원… 예방 서둘러야


각종 질병 속수무책, 美선 하루1200명 숨져

 

서울아산병원 4층 건강증진센터. 키 165㎝, 몸무게 117㎏인 김모(19)군이 러닝머신 위를 걷고 있다. 계기판

 

의 빨간 글씨가 가리키는 속도는 시속 3.5㎞. 아기가 걷는 정도의 속도지만 김군에겐 무리였다. 얼굴과 이마

 

는 홍시처럼 붉어졌고 굵은 땀방울이 연방 흘러내렸다. 김군은 채 5분도 안 돼 ‘스톱’ 스위치를 눌렀다. 비만

 

치료를 위해 올해 초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휴학한 그는 정상 보행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고도 비만으로 인해

 

지방간이 악화돼 간 기능도 현격히 떨어졌다.

 

 

키 167㎝, 체중 133㎏인 박모(40)씨는 최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위 절제수술을 받았다. 고도비만 때문에 생

 

긴 당뇨가 인슐린 주사로도 조절되지 않았고 혈압도 높아서 잘 떨어지지 않았다. 체중을 견디지 못해 ‘다리

 

정맥류’(정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로 정맥이 파열되는 바람에 다리는 항상 피멍이 들어 있다. 정상

 

보행도 불가능한 상태여서 운동으로 살을 뺀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후 수단으로 그가 택한

 

것은 위 절제 수술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 O)가 21세기 ‘신종 전염병’ 중 하나로 규정한 비만이 우리 사회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

 

다. 인제대 일산백병원과 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비만율(과체중 포함)은 매년 1.6%포인트씩 높

 

아져 연간 40만명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

 

 

3년에 한 번씩 시행되는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비만율은 1998년 26.3%에서 2001년 30.6%로 증

 

가했다. 올 연말 결과가 발표될 2004년 조사에선 5%포인트 정도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질병관리본부 조인호 박사팀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청소년 비만율도 22.3%에 달한다. 바야흐로 ‘비만인

 

1000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뇌졸중, 각종 암 등을 유발 또는 악

 

화시켜 생명을 단축시킨다. 미국에선 하루 평균 1200여명, 연간 30만명 정도가 비만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올해 3월 일리노이대 올센스키 박사팀은 광범위한 역학조사 결과를 미국 최고권위 학술지(NEJM)에 발표했

 

다. 그 중에는 비만이 미국인의 평균 수명을 9개월 정도 단축시키고 있으며 최대 5년까지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가 들어있다.

 

비만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각하긴 우리도 마찬가지다. 일산백병원과 건강보험공단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경도(輕度) 비만이라도 당뇨병과 고혈압 발생률이 정상 체중보다 각각 2배와 1.5배 높았다.

 

 

체질량지수(㎏/㎡·몸무게에서 키의 제곱을 나눈 값)가 25~29.9이면 경도비만, 30~34.9는 중등도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연구를 담당한 일산백병원 오상우 교수는 “한국

 

인은 내장에 지방이 끼는 복부지방이 많아 체질량지수가 25만 넘어도 30이 넘는 외국인과 사망률이 비슷하

 

다”며 “최근 고혈압과 당뇨가 급증한 이유도 비만의 증가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사회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

 

수가 1998년 국민영양조사결과를 토대로 비만 치료에 쓰이는 직접 비용을 계산한 결과 1조17억원에 달했다.

 

비만의 급속한 증가와 의료비 상승률을 감안하면 2005년 현재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강 교수는 추산했다.

 

 

여기에 살을 빼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거나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등 간접비용까지 합하면 비

 

만으로 인한 손실은 약 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우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직접비용은 1170억달러

 

(약 117조원), 간접비용까지 합하면 2000억달러(약 200조원) 수준이다.

 

 

강북삼성병원 비만클리닉 박용우 교수는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을 중심으로 외국 영화에서나 보는 초고도

 

비만이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서구 국가들처럼 비만을 일으키는 음식의 TV 광고를 금지하고

 

비만 치료비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등의 ‘비만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