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대학가①>'하숙집 대란'…자취방·고시원도 품귀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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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올해 2월 졸업한 권혁준씨(26.노원구 월계동)는 강남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지만 최근 학교 앞 원룸을 다시 구했다. 회사 주변에 집을 구하려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졸업하고 살 집을 구하려는데 회사근처인 강남일대는 비싸서 엄두가 안 났다"며 "그나마 학교 주변의 원룸도 친구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비우면서 바로 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대학 새내기 홍순헌씨(19)는 입학 준비를 하기 위해 지난 20일 부산에서 올라와 학교 앞 원룸을 구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빈방을 찾을 수 없었다. 며칠 동안 빈방을 찾아다닌 홍씨는 결국 원룸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학교 주변 고시원에 둥지를 틀었다.
홍씨는 "고시원도 방이 2개 밖에 남지 않아 정말 어렵게 구했다"며 "더 늦게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아직도 방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가에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어졌다. '하숙집 시장'에 사려는 사람은 있어도 팔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졸업생들이 취업과 함께 학교주변 하숙집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그 빈자리를 신입생들이 채웠지만 요즘은 졸업생들이 취업을 해도 좀처럼 학교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이태백 소리를 들으며 취업불황을 체감하는 졸업생들이 취업준비를 위해 학교를 맴돌면서 하숙집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에 이르렀다. 공급은 한정돼있는 반면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졸업요건을 갖추고도 정작 졸업을 무한정 뒤로 미루는 '무늬만' 졸업생들이 늘면서 자취방 품귀현상은 더욱 극심해졌다.
지난 달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서모씨(26.경기 부천 소사구)는 "어차피 학교 도서관에서 계속 공부할 텐데 굳이 가까운 하숙집을 떠나 먼 곳에서 다닐 필요가 있겠느냐"며 "낯선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불편해 그대로 머물던 하숙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짠순이·짠돌이 직장 초년생들의 심리도 시중보다 방값이 비교적 싼 대학가를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한 전모씨(27.동대문구 이문동)도 학교 주변 하숙집에 살고 있다. 전씨는 "기업들이 졸업예정자를 선호하기 때문인지 졸업 자격이 되더라도 몇 년째 졸업을 미루면서 학교 부근에 터전을 잡고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며 "입학할 당시와 비교하면 요즘엔 학교 앞에서 빈방을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숙사 신청이 폭주했고, 덩달아 경쟁률도 껑충 뛰었다.
올해 입학한 최태현씨(19.고려대 경영대1년)는 "일반 원룸 같은 경우 대부분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학기당 100여만 원밖에 안돼 부담이 적은 기숙사를 신청, 운이 좋아 들어올 수 있었다"면서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한 친구들은 울상을 짓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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