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소통

`형 개밥 먹이는 동생` 시청자들 분노

뉴로트레이너 강박사 2008. 5. 28. 14:03

`형 개밥 먹이는 동생` 시청자들 분노

2008년 5월 28일(수) 9:28 [TV리포트]


‘돌보는 게 아니라 사육’
[TV리포트]오그라든 채 굳어진 다리. 오물로 범벅된 몸. 곳곳에 자리한 상처. 이 끔찍한 상황에 가해자는 친동생이었다. 27일 SBS ‘긴급출동 SOS’에 나온 후안무치한 형제에 시청자들이 분노를 쏟아 냈다.
동생으로부터 온갖 핍박을 받은 형 최준배씨(46세 가명).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한 그는 악취로 진동하는 폐가와도 같은 집에 방치돼 있었다. 다리가 오그라든 채로 굳어버렸기에 정상적인 배변활동이 불가능 했다. 덕분에 준배씨의 몸과 방에는 온통 오물이 가득했다.
이에 방송은 준배씨를 부양하고 있다는 동생 최기섭(44 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도리어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먹고 살기 힘든 생활환경에도 최선을 다해 형을 돌보고 있다는 것.
하지만 기섭씨의 호언장담과는 다르게 충격적인 사실이 펼쳐졌다. 굶주린 준배씨가 쓰레기를 뒤지다 개밥을 먹는 모습이 목격됐다. 동생의 무관심 속에 배고픔에 지쳐 한 행동이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카메라에 비친 준배씨 몸에 하루사이 새로운 상처가 보였다. 확인결과 기섭씨의 짓이었다. 밥상으로 얼굴을 내리 찍는 등의 끔찍한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폭력과 학대를 반복하면서도 형을 보호시설로 보내지 않는 기섭씨의 속셈은 뭘까. 알고보니 형 앞으로 지급되는 `생계지원비`가 바로 그 원인이었다. 더구나 어려운 살림이라는 말과 달라 장애인인 준배씨 앞으로 자동차까지 등록돼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터. 방송은 준배씨를 기섭씨에게서 격리하고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준배씨의 상황은 심각했다. 오그라든 다리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쳤기에 다시는 걸을 수가 없게 되었고 안면 골절증상까지 보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악한 동생의 태도에 분노를 표출했다. 한 시청자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고통스러워도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어떻게 참고 이겨냈는지..."라며 할 말을 잃었다.
한편 동생 기섭씨는 폭행 혐의로 연행된 뒤 구속처리 됐다. 수사 도중 준배씨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토해내기도 했지만 이미 늦었다. 가난을 빌미로 벌어진 장애인의 방치와 끔찍한 학대는 우리 사회의 도덕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 [이혜미기자 gpai@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