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학원 ‘폭리 드라이브’
![]() |
방학을 맞아 운전면허를 따기로 한 대학생 홍모(21)씨는 최근 81만원을 내고 운전면허전문학원에 등록했다.
당초 면허시험 의무규정인 ‘전문학원에서 3시간 장내기능교육’만 수강하고 나머지는 혼자 연습하려 했지만 학원에서 장내기능교육만 신청하면 접수에만 3개월이 걸린다며 정규코스 등록을 사실상 강권했기 때문이다.
홍씨는 “시간제로 등록하고 싶었는 데 받아주는 학원이 거의 없었다”며 “어학연수 때문에 빨리 면허를 따야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정규반에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고가 학원 교육 유도하는 장내기능교육 의무화 = 지난해 4월 도로교통법에는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보려면 반드시 3시간 이상 학원에서 장내기능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경찰청은 시험 과정에서 운전에 필요한 기초 조작능력을 충분히 익히도록 함으로써 초보운전자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조항 신설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운전면허전문학원들이 장내기능교육 등록을 거부하는 등 의무화 조항을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 악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포천시 H운전면허학원에 3시간 기능교육 등록에 대해 문의한 박모(27)씨는 학원 관계자로부터 “요즘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면허 따러 많이 온다”며 “시간제는 받을 여력이 없어 3월이 지나 한가해지면 그때 받아주겠다”는 답만 들었다.
그는 “정규코스로 하면 바로 등록이 가능하다”며 “80만원인 수강료를 60만원대로 깎아줄 테니 정규코스에 등록하라”고 정규코스 등록을 권유했다.
아예 장내기능교육 코스가 없다고 버티는 학원도 있다. 이모(24)씨는 경기 구리시에 위치한 S운전면허학원에 장내기능교육코스 등록을 문의했지만 “그런 교육과정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씨가 계속해서 따지자 학원관계자는 “지금 신청한다고 해도 20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씨는 “학원관계자가 ‘시간낭비하지 말고 정규코스로 등록해서 내일이라도 당장 맞춤형 교육을 받아라’며 정규코스 등록을 강요했다”며 “정부가 학원 배불려주기 위해 이런 제도를 만든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비용은 오르고, 교육 질은 저하되고 = 간혹 3시간 장내기능교육을 받아주는 학원도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교육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 당초 3시간 장내기능교육 도입을 추진한 경찰청은 교육 비용이 5만원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수강료는 최고 20만원에 달하는 등 경찰청 예측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싼 돈을 주고 등록을 해도 교육내용이 부실해 수강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H운전면허학원에서 장내기능교육을 수강한 정모(34)씨는 “2시간은 이론교육을 하느라 실제로 강사가 동승한 주행 연습시간은 1시간도 안됐다”며 “이런 제도를 왜 만들어서 바쁜 사람들을 골탕먹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1월14일부터 서울 경기지역 운전면허 전문학원들이 일제히 수강료를 지난해 60만∼65만원보다 30%가량 오른 80만∼86만원대로 책정, 담합 의혹마저 받고 있다.
정강 교통정책연구소장은 “학원들이 의무적으로 기능교육을 받아야 하는 점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전국의 운전면허 학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즐거운소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례식 중에 눈 뜬 할아버지, 가족들 기쁨과 충격의 눈물~ (0) | 2008.01.23 |
---|---|
급여인상은 효과가 좋은 투자다. (0) | 2008.01.23 |
김태호 PD “간접광고 안하려고 한지민 모자 벗겼다” (0) | 2008.01.22 |
[과학이야기]B형 남자는 바람둥이다? (0) | 2008.01.17 |
나이 100살, 230kg 철갑상어 낚여 (0) | 2008.01.17 |